ANTI-AVERAGING차례

집필의 계기

이 책은 한 질문에서 시작했다. 만드는 비용이 낮아질 때, 디자인에서 오래 걸리는 일은 어디로 이동할까.

후보를 빠르게 늘릴 수 있어도 어느 안을 택할 이유까지 저절로 생기지는 않는다. 모두 기본 요구를 통과한 뒤에는 무엇이 틀렸는지 지우는 일보다 어느 가치를 앞세울지 정하는 일이 남는다. 이 책은 그 순간을 선택 이유, 감수한 손실, 책임, 다시 열 조건이라는 네 갈래로 살핀다.

여기서 후보 증가가 언제나 결정 지연을 만든다고 전제하지 않는다. 목표와 오류 기준이 닫힌 작업에서는 생성과 평가가 함께 빨라질 수 있다. 반대로 여러 가치가 충돌하고 결과의 책임이 남는 작업에서는 만드는 속도와 선택하는 속도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.

그래서 이 책은 거대한 기술 전망보다 디자인 리뷰의 작은 분기점을 본다. 어떤 조건에서 판단이 어려워지는지, 선택을 나중에 고칠 수 있도록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지, 그 기록이 실제로 쓸모 있는지는 어디까지 검증됐는지를 따져 묻는다.